Wholesale Costco Ultra

WC Ultra

주로 여기서 식료품을 살 때는 웬만하면 둘이서 2륜 카트 하나 끌고 도보 10분쯤 걸리는 코스트코에 간다. Executive membership이 있으면 1%였나 2%였나 캐시백이 있고, 근처 식료품 마트 중에서 고기류가 제일 살 만한 가격이면서 맛있다.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여긴 뭔가 다 큼직큼직하다. 소고기 등심을 사려면 2kg는 사야 하고 할로윈 때 칠면조는 너무 크니까 닭을 대신 굽자고 통닭을 살랬더니 닭을 대략 한국 11호쯤 되는 큼지막한 놈을 무려 3마리씩 묶어 팔지 않나(결국 닭은 H마트 가서 샀다) 계란은 기본 단위가 한 판이고 소스나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뭐든 액체류를 사려면 1+1로 붙어 있다. 밀가루는 10kg보다 작은 놈을 본 적이 없고 떠 먹는 요거트를 아침용으로 살랬더니 15개들이 여러 맛을 사야 했다. 코스트코 간 첫 날 이사를 한 지라 요리 할 도구가 아무것도 없어서 미트볼을 샀는데 어린아이 머리만한 미트볼이, 한국이 파프리카라면 여긴 파프리트럭쯤 될 만한 거대한 파프리카 반 쪽에 꽉꽉 차서 들어있는 놈이 8개들이로 들어있는 그런 무지막지한 것이었다(며칠 먹다가 결국 2개는 유기물 쓰레기통으로 향했다)

이런 거 볼 때마다 코스트코는 왠지 미국의 은근한 출산 장려 정책의 일환이 아닐까 싶다. 암만 생각해도 2인 가족으로는 여기서 주말에 고기 사면 1주일동안 그거만 먹는 수준이고 계란은 아내가 베이킹을 해야지만 한 판을 1주일 안에 소진할 수 있으며 적어도 4인 가족 이상이어야지 식탁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코스트코는 21세기 MK울트라나 터스키기 생체 실험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왠지 더 어니언에 기사가 없는지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 여긴 왓치맨처럼 뉴 프론티어스맨이 없으니 비슷한 곳은 더 어니언뿐이다.

Stranger Things

최근 기묘한 이야기를 보기 시작했다. 영어 듣기 겸 현지의 대세 드라마를 따라가는 게 좋지 않을까? 였는데 (넷플릭스 빨간머리 앤을 보려니까 한국어 자막은 한국에서 접속해야만 나오는 것 같다. 아내가 실망합니다) 뭔가 정부의 비밀 실험! 이세계! 실험체! 하다가 정말 MK 울트라가 나왔다. 문득 든 생각이

  1. 북미는 정부의 음모 가지고 뭘 만들어도 메인스트림이 되고 제작진이 감시를 안 받네? (미국이지만 캐나다도 비슷하지 않을까 당장 울버린은 캐나다인이고 군사 실험체이다)
  2. 여긴 정부의 음모 가지고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컨텐츠를 만들 수 있네 우리는 F을 만들어도 적어도 수십만은 고통받는 트라우마 유발 코스믹 호러일 거 같은데?

라고 정리하고 보니 또 한 가지 있는데 실제 피해자가 있을 부분에 대해서 나름 배려가 되어 있는 거 같다는 점? 6화에 MK 울트라 참여자가 나오는데 아무도 말을 믿지 않아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일관적인 말을 하고 있다 는 점을 드러낸 부분이 그랬다.

Cranium-Breaking

엄마 생신 10월 초에 있었는데 그 며칠 전에 아빠가 연락 와서 동생도 기간제 교사 첫 월급을 생일 선물로 일부 드렸으니 첫 월급 조금 보낸다 생각하고 보내주면 안 되겠냐고 부탁하셨다. 첫 월급에 얽힌 한국식 "가톨릭의 원죄와 흡사하나 하느님 대신 양육자에게 바인딩된 카르마"에 대해선 "넓은 의미에서 나치즘인데요"라고 종종 말하고 다니긴 하지만 굳이 태평양에서 상어가 이빨 자랑하면 전달되지 않을지도 모르는 방법으로 200ms가 넘는 레이턴시로 그런 말 전해봤자 아싸 카테고리에 굳건히 들어가는 짓밖에 안 되기 때문에 그냥 드리겠다고 했다.

한국 계좌를 확인해보니 돈이 있긴 한데 드리고 나면 10월 결제들이 간당간당할 것 같아서 캐나다에서 한국 내 계좌로 송금하기로 했다. TD 휴대폰 앱에서 Global Transfer 선택하니까 Western Union을 통한 전달이 있길래 거기로 설정하고 보냈는데

받는 사람이 근처 Western Union 가서 뽑아와야 한단다(...)
야단났다 싶어서 검색 해 봤는데 FAQ에 다행히 1) 대략 4시간쯤 걸리지만 2) 1시간 이내라면 취소 가능 이래길래 전화 걸어서 I tried to transfer money via Western Union, to myself 라고 해서 취소했다.
이상하다 구글링해서 본 건 이게 아니었는데, 하고 다시 해외 송금법을 구글링해봤는데, TD Canada Trust에서는 Visa Direct라는 기능이 있어서 비자카드끼리 돈을 주고받을 수 있다고 되어 있었다. 그리고 앱에는 그 메뉴가 없었다(...)
PC 웹으로 들어가서 테스트로 100CAD를 보냈는데, 생신 전날까지 계좌에 돈이 안 들어왔다. 최대 6일이 걸린댔는데 거의 2주가 지났다. 카드랑 한국 결제 건들이 간당한 건 렌딧에 조금 남아있던 여유금을 넣어서 해결했다.
오늘 확인해봤는데 여전히 없어서 Visa Direct 걸었던 카드 내역을 보러 우리카드 앱으로 들어갔다. 있긴 있었는데 "취소" 라고 떠 있어서 이게 무슨 소리야 하고 상세 내역을 눌렀는데 앱에 오류가 나면서 조회 자체가 안 되었다. 앱에서 메일로 1-1 문의를 넣었다.
문득 스쳐 지나간 생각이 있어 11월 결제 예상금액을 봤다.

마이너스로 떴다(...)

신용카드에 걸면 결제금액 산정일 거쳐서 다음 결제일에 반영되는 듯했다.
급전이 필요하면 TransferWise로 보내고(수수료가 TD Visa Direct보다 싸다 - TD VD는 1000CAD 이하 8.5CAD이다) 국내 카드 결제 처리를 Visa Direct로 걸기로 했다. 아직 애플 결제 카드가 한국에 걸려있어서.
TransferWise는 엄청 빨랐다. 한국 기준으로 월요일 새벽 2시경에 처리했는데 30분만에 계좌에 들어갔다.

배려가 있는지 없는지 모호한 이싸람들

한국도 그렇고 어딜 가나 이 사람들은 이쪽인거야 아닌거야 같은 부분들이 있기 마련인데 미주 대륙에 몇 달 뽈뽈대며 돌아다녀 보니 여기는 배려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가끔 구분이 안 되는 지점이 있는데

  • 버스 탈 때 휠체어 사용자가 있으면 잘 기다려주고 휠체어 공간에 갈 수 있게 비켜주고 잘 도와주는데
  • 플라스틱 포장은 가위가 없으면 못 뜯는다
  • 잘 모르는 같은 건물 사람들이 인사를 하거나 정말 생판 모르는 사람이 지하철 계단 내려가면서 "허허 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는 없나 몰라요 공항 갈 때마다 무거운 캐리어를 직접 들고 계단을 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허허허" 하고 말을 거는데
  • 케이크를 어떻게 만들면 사람들이 먹기 좋을지에 대한 생각은 없어 보인다. 버터크림 케이크라고 생각하고 눈이 쌓인 듯한 데코가 된 조각 케이크를 샀는데 슈가 아이싱이었고 칼을 댄 순간 매우 단단한 아이싱 때문에 조각 케이크의 아래쪽이 모조리 붕괴되어 버렸다(...)
  • Family Physician 구하는 문제로 811에 전화를 걸었는데 "아 그거 참 골때리는 일이죠"라고 할 수는 있는데
  • College of Family Physician & Practices 의 Physician Directory 업데이트나 대체재 마련은 생각하지도 않는다

이 글은 브리타 물 넣는 부분 뚜껑이 또 다시 떨어져서 설거지를 하는 바람에 좀 황당해 하다가 쓴다. 2만원 넘게 먹은 물병 주제에 뭐 이렇게 허술한 건지 모르겠다. 마감이 허술한 게 아니라 그냥 설계가 거기서 끝난 게 정말 ???? 스럽다. 좀 전반적으로 야 돌아가면 거기서 끝난 거지 뭘 더 신경써야 하는데 같은 일처리가 한둘이 아닌 거 같다. 근데 일 밖에서 만나는 사람들한텐 친절하다. 어쩌면 우리 클라이언트가 심플하면서 화려한 디자인 같은 개소리를 하는 레몬 씨 발아과정 같은 인간이 아니라 인간 자체가 심플하면서 화려하고 클래식하면서 모던한 디자인 같은 개소리인지도 모르겠다.

아 맞는 건가. 사이버펑크의 최첨단을 달리는데 감히 전통적 이성끼리 안 만나고 결혼 안 한다고 너네 인권은 나중에로 미루는 나라 같은 거 보면 맞네 모던하면서 전통적인 거. 아이고 죄송합니다 제가 형광등은 커녕 캐나다식 해외 계좌이체라서 졸라 늦게 깨달았네요.